퇴사 후 쉬는 근로자의 날
오늘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라고 하죠.
작년 이맘때는 경기도 용인에서 단독주택 공사를 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그게 벌써 1년 전 이라니 시간 참 빨리 가네요. 그때는 1년 뒤엔 어떤 현장에 있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인생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에요.
근로자땐 일을, 무직자땐 휴식
근로자로 일할적에는 한 번도 쉬지 못한 '근로자의 날'을 무직자가 되니까 쉬고 있어요.
사실 후배들이 왜 우리도 근로 잔데 근로자의 날에는 못 쉬는 거라고 그랬을 땐 겉으로는 징징거리지 말라고 했어도 사실 속으로는 무지하게 욕하고 있었거든요.
남의 집은 깔끔하고 이뻐지는데, 우리 집은 점점 폐허가 돼 가는, 이게 집인지 잠만 자는 숙소인지 분간도 안 갔죠.
심지어 저희 부모님은 저를 진짜 남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었데요. (심지어 지금도 그렇다고 하데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오늘이 근로자의 날인지도 몰랐어요.
뭘 쉰 적이 있어야 근로자의 날인지 알죠. 그저 5월 1일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그날'에 불과했으니까요.
같이 사는 매형이 주말에 오늘 쉰다고 말해서 오늘이 근로자의 날인걸 알았어요.
(역시 대기업은 중소기업이랑은 대우가 달라요)
공무원들은 '노'근로자
주말에 매형의 친동생 부부가 집들이를 왔어요.
그분들은 두 분 다 한수원에 다니시는데요. 그래서 당연히 근로자의 날에는 쉬는 게 맞는데 쉬지를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학교에서 부모님 쉬는 것을 노려서 체육대회를 한다고 학교로 오라고 했다더라고요.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우리끼리는 그렇게 해석을 했죠.
아, 선생님들은 근로자가 아니라 못 쉬는 분풀이를 학부모들을 소집함으로 '나도 못 쉬는데 감히 늬들이 쉬어?'라고 그냥 우스갯소리를 했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끼리 하는 농담인 거죠.
그래서 덕분에 저도 오늘은 조카 유치원 픽업을 안 갔어요.
아빠가 있는데 삼촌 따위가 따라갈 이유는 없거든요.(쟤는 아쉬울 때만 저를 찾아요.)
책상 리폼을 준비하기
오늘 가만히 앉아서 그동안 밀린 유튜브랑 드라마 보면서 문득 보니까 책상 색이 너무 거슬리는 거예요.그래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인테리어 하면서 웬만한 작업은 다 할 수 있다 보니 책상 상판을 갈까 생각이 들었어요. 필름을 사다가 랩핑을 할까 아님 원목 판재를 주문해서 집 뒤 공터에서 제단 해서 교체할까 고민하다가 필름 랩핑을 하기로 했어요. (배송비가 아까워서 랩핑 하기로 한건 비밀)색상은 두 개를 놓고 고민하는 중이고 어차피 전에 거래했던 사장님한테 연락하면 소량도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으니 고민한 다음에 결정하려고요. 참 아이러니 한 게 막상 업에 종사할 때는 생각도 안 했던 일들을 그만두니까 손대려고 하고 있네요. 원래 인생이 다 그런 건가 봐요.나중에 랩핑하고 나면 완성 사진도 올려드릴게요.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주말에 노느라 방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1, 2화를 몰아서 봤는데, 역시 재밌네요.
1화 시작부터 경찰특공대가 나와서 저는 순간 검은 태양인 줄 알았어요. 검은 태양도 배안에서 시작하거든요.
아직 못 보신 분들은 꼭 시청해 보셔요. 정말 재밌어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네요.
막상 뭘 했나 생각해 보면 한 건 없어 보이는데, 왜 시간이 빨리 갔는지는 모르겠어요.
뭔가를 열심히 했던 거는 같은데, 확 눈에 띄게 뭔가를 했다는 느낌이 안 드네요.
암튼, 다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오늘이 5월이 시작되는 날이니 만큼 다들 좋은 출발을 했기를 바라고, 이번달도 다들 파이팅 넘치는 한 달이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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