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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싸인 국내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

슴이골 발행일 : 2023-04-26

드라마 싸인

"산자는 거짓을 말하고, 죽은 자는 진실을 얘기한다. 이게 현실이야"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 보이스의 콘서트에서 리더 서윤형(건일, 초신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이에 국내 최고의 법의학자인 윤지훈(박신양)과 사건에 처음 투입된 신참 검시관 고다경(김아중)은 사건의 진상을 파해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증거는 사라졌고, 현장은 오염됐고, 사건은 은폐될 위기에 처한다.

이제 남은 건 서윤형이 몸에 남긴 '싸인' 그 하나를 찾기 위해 윤지훈은 위험한 부검을 시작한다.

 

 

 


국내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

 

드라마 싸인은 방영당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작된 법의학 드라마입니다.

그전에 별순검이라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있긴 했지만, 법의학 이란 학문의 정의가 내려지기 전 시대의 작품인지라 법의학 드라마라고 부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기에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는 싸인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 혹은 조력자로 잠깐 나오다 시피하던 법의학자이다 보니 자료도 충분하지 않아서 실제로 박신양과 김아중은 무려 100건 이상 실제 부검 현장에 참관해서 연기에 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유명하죠. 그래서 극 중에서 부검 장면에서 이질감 없이 완벽한 연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싸인 이후에 열악했던 국과수의 현실이 조금씩 알려지게 됐고, 싸인이 방영된 이후에 지원자가 10명이나 늘어나는 등의 효과도 봤기에 국과수에서는 싸인 제작진에 감사패를 증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듀스 김성재 사망사건을 암시하는 메인 사건

 

 

그것이알고싶다 김성재드라마 싸인

실제 사건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별이 있지만,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벌어지는 서윤형 사망 사건은 과거 듀스 출신의 가수였던 김성재의 사건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방영 전부터 많은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었는데요. 아직 정확히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제 사건이다 보니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사실 이 사건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본 분들이라면 범인이 전 여자친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 알 수 있죠. 드라마에서도 범인은 전 여자친구였을 정도로 이미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고, 웬만한 증거들도 그녀를 가리키고 있지만, 공소시효도 끝난 마당에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19년에 한차례 방영함으로 또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려고 했으나, 그녀의 제지로 인해 아직까지 방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은희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

 

그 해 여름위기일발 풍년빌라쓰리데이즈유령
시그널킹덤지리산악귀

지금은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장르물의 대가라고 불리는 김은희 작가의 첫 흥행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싸인입니다. 

싸인 전에는 멜로물인 영화 그 해 여름, tvN 드라마 위기일발 풍년빌라의 작품을 집필했지만, 둘 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작품이었고 평도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위기일발 풍년빌라를 집필할 적에는 남편인 장항준 감독과 드라마를 연출했던 감독에게도 좋다는 칭찬을 받은 적이 없었고, 본인도 형편없다고 느꼈었기에 작가로서 능력이 없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만두려고 했다고 해요.

그러고 나서 집필한 작품이 싸인이었는데, 생소한 장르에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었지만,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탄탄한 구성과 짜인 새 있는 전개에 극본 자체에 호평을 받았고, 박신 양이라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주인공을 맡으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유령, 쓰리데이즈의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을 집필하기 시작했고, 결국엔 시그널이라는 엄청난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시그널 이후로는 나온 작품들은 대부분이 잘 알고 있는 조선판 좀비로 큰 호평을 받았던 킹덤 시리즈와 흥행에 좋지 못했던 지리산, 앞으로 곧 방영할 악귀가 있는데, 그전부터 조금씩 지적해 왔던 캐릭터 붕괴가 지리산 때 확실하게 부곽이 되면서 시청률면이나 화제성에서 여러모로 좋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서 한편으로 이게 김은희 작가의 한계다, 앞으로 나올 작품도 이럴까 봐 못 보겠다 등 부정적인 여론이 늘어났고, 아직 방영을 시작하지도 않은 악귀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김은희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아직 나오지도 않은 작품을 평가하기엔 다소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평가는 작품이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으니 지금은 좋은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는 게 더 나은 방식이 아닐까 싶네요.

 

결말을 바꿔서 방영된 싸인

 

원래 김은희 작가가 처음부터 계획했던 결말은 드라마 중반 이명한(전광렬)이 빠지고, 윤지훈이 이명한처럼 흑화 하면서 고다경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으나, 당시 드라마의 인기가 너무 좋았고, 특히 박신양이 연기한 대쪽 같은 윤지훈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너무 좋아했기에 이를 보래 계획한 대로 가면, 큰일이 날 거 같다는 감독(장항준)과 박신양의 얘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로 바꿨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결말도 좀 아쉽다고 생각이 드는 게, 꼭 윤지훈이 죽어야만 했을까 싶습니다. 주인공이 죽는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애정을 쏟으면서 봤던 드라마의 세계가 무너진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물론, 그 방식이 극 중 윤지훈의 성격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서 납득하기에는 충분했지만, 주인공이 죽었다는 충격은 지금도 아쉽게 남아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싸인

 

드라마 싸인

각본도 각본이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이 드라마를 인기 드라마로 만드는데 큰 몫을 했을 거예요. 주연부터 조연까지 어느 하나 빼지 못할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고, 특히 메인 빌런으로 나왔던 황선희 배우는 지금도 꼴 보기 싫을 만큼 소름 돋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물론, 배우 자체가 싫다는 건 아니에요) 앞서 얘기했듯이 직접 부검에 참관해서 공부를 해온 노력이 여실히 보였던 박신양의 부검 장면부터 국과수를 위해 변절자가 되어야만 했던 국과수 신임원장역의 전광렬, 그리고 각종 범죄자 역을 맡았던 조연 배우들까지 어느 하나 배지 못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하나하나 터질 때마다 극에 기대할 수 있었고 흥미를 끌었으며,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드라마가 된 게 아닌가 싶고,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느꼈을 테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드라마가 된 것 같습니다.

 

싸인 관전 포인트

 

이 드라마의 대부분의 사건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에피소드들입니다. 실제와는 많이 차별이 되고 각색되긴 했지만,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들에는 분명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메인 사건인 서윤형 사망사건도 김성재 사망사건이 모티브가 된 에피소드고 그 외에 납치 살인이라든지 미군 살인사건은 이태원 살인사건의 그것과 비슷하고, 한영그룹 사건은 저도 잘은 모르지만, 과거에 한국타이어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극본으로 각색하면서 실제 사건과는 다르게 나오지만, 어느 정도 사건에 대해서 알고 본다면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고, 실제로 법의학자들이 사건현장에서 어떻게 조사를 하는지도 나오는 드라마라서 우리가 생소하게 느껴졌던 법의학이란 분야도 조금은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유익한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더 재밌게 시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이 드라마는 전역 후에 호주 시골 마을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으로 마트 트롤리(카트) 픽업하다가 돌아오자마자 쉬면서 봤던 드라마인데요. 별 기대도 안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어느새 매주 기다리는 드라마였고, 수많은 명대사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진짜 제 인생드라마가 됐어요. 지금도 기억나는 대사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윤지훈이 이명한 교수에게 한말이 기억이 나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대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누구를 죽일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그게 신이더라도 한번 태어난 이상 살아가면서 숨 쉬는 생명을 빼앗을 권리 같은 건 없다고요"

 

지금 우리는 수많은 죽음을 매일 접하면서 살고 있잖아요. 교통사고든 실족사든 병사든 그리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사망 등등 매일 기사로 접하면서 혹은 주변에서 어쩌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죽음이거든요. 모든 죽음은 안타깝고 아쉬운 건 맞지만, 저는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가 나왔다는 기사를 볼 때면 저 대사를 곱씹고는 합니다. 그리고 제발 같은 사건이 반복돼서 똑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죠. 제가 기도하고 바란다고 사건이 벌어지지 않을 수는 없죠. 그건 당연할 거예요. 하지만, 한분이라도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늘어난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추천해 드리고, 이 대사를 알려드리는 거예요. 부디 흉흉한 사건을 단 하루만이라도 안보는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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