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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 (2012년) OST - 꽃 (이승환)

슴이골 발행일 : 2023-05-18

영화 26년 OST

영화 26년 OST. 꽃 - 이승환

 

2012년 웹툰작가 강풀의 원작을 영화화한 26년의 엔딩곡으로 삽입된 이승환의 '꽃'입니다.

다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26년은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사망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예요.

남은 유족들이 모든 사건의 원흉인 그분을 단죄하기 위한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노래는 본래 이승환이 2003년에 발매한 HIS BALLAD Ⅱ의 타이틀 곡으로 수록됐었던 곡이고, 연기자 박신혜가 이곡의 뮤직비디오로 연예계 데뷔를 했어요.

그리고 여러 번 제작 시도를 하였지만,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매번 무산돼서 제작두레라는 단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고, 1호 투자자가 바로 가수 이승환입니다.

 

영화 자체는 솔직히 원작에 비해서 많이 부족해요.

재밌다고 할 수는 없고, 여러모로 열악했던 상황 때문에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진 작품이지만,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한번쯤은 돌이켜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에서 시청하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재미는 없어요)

노래자체 멜로디도 슬프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사연을 담은 가사들은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데요.

애초에 이 영화를 염두에 두고 적은 가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남은 유족들의 마음을 노래하는 듯한 착각도 들게 해서 먹먹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아마 반전의 의미를 담은 곡이라서 그런 것 일 수도 있죠.

 

오늘이 지나가기 전에 한 번쯤은 과거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지워져서는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되는 우리의 지난 아픔이니까요.

 


꽃 - 이승환

 

내 오랜 낡은 수첩

빛바래진 종이 위에

분홍 글씨 그대 이름

내게 남아선 안 되는

 

그 뒷모습 따라가 보는

엄마 잃은 아이처럼

그대 손을 놓쳐 버린

그 거리를 나 기억 못 하네

 

많은 시간이 흘러서

우리 살아가는 작은 세상

몇 바퀴를 돌아

그대가 내 삶의 시작이었다는

뒤늦은 고백도 갈 곳이 없네

 

어쩌면 어김없이

지나는 가을 그 긴 옷자락

가려지는 슬픈 얼굴

서로서로 비밀이 돼 가네

 

혹시 시간이 지쳐서

우리 살아가는 동안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대가 내 삶의 끝이 돼 주기를

바라는 내 사랑 보여주겠네

 

먼 옛날 눈물로 지새던 밤

그대 기억도 못할 약속 가슴에 남아

혹시 시간이 흘러도

우리 살아있는 동안 다신

볼 수 없다 해도

그대의 태양이 다 지고 없을 때

말없이 찾아가 꽃이 되겠네

 

내 사랑 영원히 잠드는 잔디 위에 꽃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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